“사람 밟고도 10초 정차” 유족, 경찰관 살인 혐의 요구

도로에 사람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순찰차가 6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사고와 관련해 유족 측이 운전 경찰관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 유족 측은 1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시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사고 경위를 설명하며 경찰의 초동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사고는 지난 7월 3일 오전 0시 45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숭의동의 한 이면도로에서 발생했다. 당시 미추홀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B 순경은 “도로 위에 사람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같은 지구대 소속 경사와 함께 현장으로 출동했다.
유족 측에 따르면 순찰차는 도로에 쓰러져 있던 A씨를 처음 한 차례 밟고 지나갔다. 이후 차량에서 덜컹거리는 충격이 발생했지만 약 10초 동안 정차해 있었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은 B 순경이 곧바로 차량에서 내려 A씨의 상태를 확인하거나 구조하지 않고 순찰차를 다시 움직였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씨를 한 차례 더 밟고 지나간 뒤 약 15m를 이동했고, 뒤따르던 순찰차에 타고 있던 경찰관들이 소리를 지르자 그제야 차량에서 내렸다는 것이 유족 측의 설명이다.

유족 측은 순찰차 운전자가 차량 아래에 사람이 깔린 사실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는데도 계속 운전한 것이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B 순경에게 현재 적용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가 아닌 살인 혐의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혐의를 적용해 중대범죄 사건으로 수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유족 측은 최초 신고 과정에서도 출동 경찰관들의 주의 의무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초 신고자가 사고 현장 주변 자택의 주소를 알려줬음에도 경찰관들이 현장 주변에서 서행하거나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고 당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112 신고 기록을 두고도 유족 측은 경찰이 자료 제공을 지연했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법원에 112 상황실 자료에 대한 형사 증거보전 청구를 했다고 밝혔다.
현재 경찰은 B 순경을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B 순경은 경찰 조사에서 A씨가 도로에 누워 있는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당시 순찰차 운전자가 실제로 A씨를 확인할 수 있었는지 등을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부검 결과와 한국도로교통공단의 현장실사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결과가 나오면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내용과 차량 블랙박스 등을 함께 살펴 B 순경이 당시 A씨를 실제로 볼 수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순찰차가 도로에 쓰러져 있던 A씨를 발견할 수 있었는지, 차량이 A씨를 처음 충격한 이후 운전자가 그 사실을 인지했는지 여부다. 경찰은 부검과 현장 분석, EDR 및 블랙박스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확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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